올해 초부터 코로나로 인한 제한이 점점 풀리면서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마라톤 대회가 거의매주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몇몇 유명한 마라톤 대회도 많이 참가를 하겠지만, 이번엔 있었던 이색 마라톤대회를 하나 소개해 보려 한다. 바로 아는사람은 다 아는 "스카이런"!!
[ 2023 LOTTE WORLD TOWER SKY RUN(롯데타워 스카이런) ]
말 그대로다. 스카이런, 지상에서 앞을향해 달리는 마라톤이 아닌, 하늘을 행해서 뛰어오르는 마라톤이다. 높디 높은 롯데월드 타워의 계단을 뛰어서 꼭대기 층까지 도달해야하는 말 그대로 "스카이 런".
"다시 힘차게, 새롭게! 국내 최고 높이에 도전하라! 따뜻한 세상을 위한 아름다운 도전!"
대회 슬로건도 뭔가 새롭고 이색적인 목표에 도전하는걸 응원해 주는 느낌이다. '국내최고높이' 라는 말이 뭔가 운동하는 사람을 자극시켜주는것 같다. 먼저, 대회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를 해 보자면, 국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롯데월드 타워의 총 123층에 달하는 계단을 뛰어서 올라가는 기록경쟁 마라톤 대회이다. 일단 국내 최대규모, 최대높이의 타워에서 경쟁하는 마라톤 대회라는게 이색적이며, 참가자들의 참가비는 전액 소아재활전문병원인 보바스 어린이 의원에 기분가 된다고 한다.
<대회 코스 정보>
- 총 123층.
- 총 2,917개의 계단.
- 총 555m의 높이.
<대회 레이스키트>
- 레이스킷 : 공식티셔츠, 배번호, 스포츠삭스, 대회 안내지, 참가서약서 및 병력확인서, 스포츠 스퀴즈, 서울스카이 할인티켓, 롯데면세점 VIP 골드 발급/LDF PAY 5천원권.
- 완주킷 : 완주메달, 스포츠타올, 음료류, 간식류, 물티슈, 완주기록증(디지털), NFT인증서 안내문 등.
<시상>
- 경쟁부분 개인 1등 : 2명(남/녀) - 롯데상품권 123만원 / 트로피
- 경쟁부분 개인 2등 : 2명(남/녀) - 시그니엘서울 스테이 식사권(2인사용가능) / 트로피
- 경쟁부분 개인 3들 : 2명(남/녀) - 푸마 운동복, 운동용품세트 / 트로피
[ 작년 참가에 이어서 올해도 참가를 해본다 - 기록갱신을 위한 꿀팁! ]
나는 작년에 기회가 좋게 참가권이 생겨서 처음 접해 보았는데, 정말 특별하고 재미있던 대회라서 올해 진행되는 대회에도 꼭 참여를 하고자 생각하고 있었다. 작년과는 달리 올해는 코로나로인한 제한도 풀린 상태라 신청자가 엄청나게 몰릴것을 예상하긴 했다. 역시나 예상대로 대회 접수 시작과 동시에 접수플렛폼은 대기인원이 몇천명이 몰리면서 신청등록에 어려움을 격었다. 어찌어찌 사이즈선택도 아무거나 눌러서 결제 직전까지 넘어가긴 했으나 인원초과로 신청에 실패했다.
예상치 못한 신청실패에 조금 멘탈이 바스라지긴 했지만, 그래도 나는 운이 좋은 편이었다. 지인 중에 롯데계열 회사에 근무중인 친구가 있어서 일반대회 다음날 열리는 "패밀리런" 이라는 임직원용 스카이런 행사에 별도로 참가가 가능했다. 롯게 계열사 근무하는 직원들이 참가하는 이벤트 였고, 내 지인도 운좋게 참가인원에 포한이 되어서 그 직원의 지인들 3인까지 함께 참가할수 있었다. 나도 그 지인3명 안에 속해서 가까스로 참가할 수 있었다.
롯데 패밀리런으로 참가하는거라서 전날 열린 일반 경쟁대회와는 레이스키트나 완주키트 등에서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뭐 큰 차이는 아니지만, 레이스티셔츠의 색상이나, 부상으로 받는 리워드가 조금씩 차이가 있기는 했다. 패밀리런에서는 일반대회의 하얀색 티셔츠와는 다르게 정열적인 레드컬러의 푸마 티셔츠를 나눠주었다. 너무 강렬해서 차마 평소에 입기에는 용기가 나지 않을 정도의 열정레드 칼라다. 그리고 배번호에는 소속 계열사가 표시되었다. 내 지인은 롯데물산 소속의 근로자여서 나도 배번호에 "물산" 이라고 크게 박혀 있었다. 각 계여사의 명예를 걸로 달린다는 느낌이 살짝 든다. 괜히 빨리 달려서 기록을 내야 직장사사가 좋아해줄것 같은 그런 부담? ㅋㅋㅋ
롯데물산 소속은 거의 맨 처음 그룹으로 레이스를 시작하게 되었다. 맨 처음 그룹이었고 출발 조도 2번째 조여서 진짜 대회 시작하자마다 레이스를 출발할 수 있었다. 일반대회에 참가했던 분들 중 철인3종을 취미로 하시는 지인분이 있었는데, 이분은 정말 체력도 좋고 운동도 거의 선수급으로 하시는 분이라 기록이 상당히 좋았다. 실제로 일반대회 순위권을 기록하셨다... 21분만에 정상을 찍으셨다고 했다.
그래서 이분께 대회 직전에 팁을 몇가지 전수 받았는데, 첫번째 팁은 앞에 사람들이 없어야 오르기가 편하고 다리에 부담이 덜 온다는 것이였고, 두번째가 최대한 난간을 붙잡고 손으로 잡아 당겨주면서 레이스를 유지 해야 한다는 것이였다. 계단을 오르는데 다리에 쓰는 힘 만큼 난간을 잘아 당기는 두 팔에도 비중을 많이 할애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계단을 2계단씩 넓은 보폭을 사용해 올라가야 효율적이라고 하셨다.
나는 일단 작년 기록인 35분보다 빠르게 달리는게 목표였다. 그리고 나머지 지인들도 각자의 목표 기록에 맞추어 각자 뛰기로 했다. 출발 직전에 지인들끼리 화이팅을 외치고 나서 일단 나는 먼처 서둘러 치고 나가게 되었다. 지인들과 처음부터 떨어져 나홀로 외로운 레이스를 시작하게 되었다. 출발이 두번째 조였어서 레이스 초반에만 계단에 사람들이 많이 보였고, 몇층 오르지 않아서 이내 사람들이 시야에서 많이 사라졌다. 초반에 10~20층 사이쯤 쳐지지 않고 의식적으로 빠르게 치고 나가려고 의도를 해서 사람들이 몰려있는 구간을 최대한 빨리 피하자는 생각으로 뛰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생각보다 빠르게 숨이 차오르고 허벅지에 묵집한 피로감이 금방 찾아오게 되었다. 40~50층 구간쯤 약간 마라톤에서 느끼는 사점이 찾아오는 듯한 느낌이 있었다. 마라톤 풀코스 뛸때도 이렇게 숨이 딸리지는 않았는데, 단시간에 빠르게 치고나가려고 오버페이스를 한 탓이 컸던것 같다. 그래도 워치로 페이스를 보면서 너무 쳐지지 않도록 살짝 페이스를 늦춰서 휴식타임을 주면서 계단은 멈추지 않고 오르려고 했다. 하지만 이때부터는 도저히 무릎이 위로 딸려올라오지 않아서 계단을 두개씩 오를수가 없었다. 하나씩 치고 올라가는것에도 힘에 부쳐서 두계단씩 치고 나가는건 불가능 했다. 이것도 평소 훈련이 있어야 유지할 수 있는 피치인듯 했다. 이때부터는 다리의 힘보다는 난간을 당기는 양팔의 힘에 비중을 더 두면서 올라간것 같다.
약 60층 지점을 통화하면서, 이제 절반정도 왔다는 생각과 동시에 체력적 한계에 부딪히는걸 느꼈다. 이후부터는 초반부 속도와는 확연히 차이나게 페이스가 좀 떨어지게 되었다. 중간중간 있는 급수대에서 마시게되는 물의 양도 조금씩 늘어나고, 계단 중간에 팔로 계단을 짚으며 네발로 기기도 했고, 계단의 넓은 바닥면이 나오면 일부러 땅에 굴러서 2~3초간 누웠다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완전히 멈춰서 쉬지는 말자고 마인드컨트롤을 했다. 멈춰서 쉬는 순간 개인기록 경신은 포기해야 한다고 나 자신을 조금 채찍질 했다. 작년 기록을 넘는건 무조건이고, 최대한 30분 이내로 완주를 하고 싶었다!
악바리로 버티고 버텨서 80층~90층 구간쯤을 지나니까 이제 눈앞에 보이는 사람도 없었다. 뒷에 따라오는 사람도 안보이고, 진짜 이 공간에 나만 있는느낌. 나는 출발을 두번째 조로 시작을 했지만 첫번째 조의 사람들 까지 거의 다 제친것 같았다. 사람들을 거의 제끼고 나니까 내 경로상에 방해되는 사람은 없으나, 내가 힘이 빠져서 빠르게 나아가질 못한다. 힘이드니까 나도모르게 악을 질러가면서 계단 난간을 당기고 있었다. 그래도 대회 막바지여서 멈출수는 없었다. 이대로 좀만 더 버티면 목표했던 30분 안쪽으로 기록을 낼 수 있을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작년 참가했을때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대략 100층을 넘기는 지점부터는 층고가 낮아져서 계단의 숫자가 줄어들어서 좀더 수월한 느낌을 받는 지점이 나온다. 그때까지만 버티면 무조건 30분 이내 돌파 가능이다. 마지막 힘을 짜내면서 진짜 후회하지 않을만큼은 뛰어보자는 마음으로 마지막 까지 버텨서 올라갔다.
그리고, 마침내 결승라인을 통과하면서 기록경신 보다는 끝났다는 안도감이 더 크게 찾아왔다. 결승지점에 전광판같은게 없어서 내 기록을 바로 찾아볼 수 는 없다. 그래도 온라인 상에서 기록칩으로 체크된 개인 기록을 바로 조회해 볼 수 는 있었다. 결승 통과하면서 사람들이 얼마나 올라와 있나 스윽 한번 둘러보긴 했는데 나 말고 완주한 사람이 한명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완주 메달과 스포츠타올을 받고 음료를 한잔 받아마신 후 바로 땅바닥에 드러누워서 호흡을 가다듬으며 기록조회를 해 보았다. 이거 잘만하면 나도 상위권 노려볼수 있겠다 싶었다. 아무래도 롯데계열사 임직원위주로 참여한 대회이기 때문에 일반부 경쟁 대회보다는 기록이 조금은 낮을거라는 예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였다. 비록 레이스 극 초반에 달려서 아직 기록을 낼 사람들이 더 남아있긴 하겠지만 내가 완주한 시점에 내 기록은 27분대로 전체 2등을 기록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높은 순위에 힘들었어도 더할나위 없이 큰 만족감도 느끼게 되었다. 물론 대회가 더 진행됨에 따라서 내 기록보다 더 빠르게 올라오는 사람들이 늘어나긴 하겠지만, 그래도 27분대 기록을 낼 수 있었다는것에 너무 뿌듯했다.
[ 페밀리런의 특별한 리워드 "벨리곰" 을 받았다 ]
빠르게 타워 오르기를 마치고나서 진짜 충분히 휴식을 취하며 나머지 지인들을 기다렸다. 함께 참가한 지인들도 30분대초반, 40분대 초반, 완주 등 목표한 기록만큼 다들 열심히 달려주었다. 다같이 메달을 받아들고 엄청나게 빠른 엘리베이터를 타고서 다시 1층 지상으로 돌아 갔다. 올라갈때는 그렇게 힘들게 올라갔는데, 엘리베이터로 정말 순식간에 다시 땅으로 돌아왔다 ㅋㅋㅋㅋ 지상으로 내려와서는 완주 메달과 손목에 찬 팔찌를 보여주면 나머지 완주키트를 수령할 수 있었다. 각종 할인권 및 교환권들도 있었지만, 가장 임팩트있는 리워드는 아무래도 "벨리곰" 이었다. 분홍색의 큼직한 벨리곰 인형을 리워드로 준다는게 파격적이었다. 너무 이쁘고 귀엽고 막 다한다. 이거 아까워서 포장 뜯기도 아까워서 한동안 박스안에 들어있는채로 눈으로만 바라보고 있을것 같았다. 리워드까지 다 받아들고 기록조회가 가능한 전광판 앞에서 인증샷도 찍어봤다. 이때 까지도 순위는 상위권이었다. 기록이 생각보다 잘 나와서 나도모르게 계속 기록을 조회하게 되었다.
그렇게 각자 인증샷도 찍고 서로 다같이 단체샷도 찍으며 재밌게 대회를 즐기고 슬슬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일반대회를 신청하지 못해서 참가를 못할 뻔 하다가 가까스로 참여했는데 기록도 생각보다 잘 나오고, 정말 재밌게 즐긴것 같다. 게다가 생각지도 못했던 벨리곰 인형까지 생겼다ㅋㅋㅋ
스카이런처럼 일반 마라톤이 아닌 이색적인 대회도 가끔씩 참여를 하면 이 또한 큰 추억이 되고 재밌는것 같다. 올해도 잘 즐기고 놀고 가니까 내년에도 또 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년에는 어떻게든 일반경쟁대회로 한번 신청을 성공해서 참가 해 보려고 한다. 정신 차리고 다음번에도 또다시 기록갱신을 위해서!!
< 에필로그 - 그리고 마침내, 최종순위 확인. >
대회가 끝나고 최종순위를 확인해 보았다. 최종적으로는 남자부분6위, 전체 7위로 마무리! 그리고 대회 다음날 지인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로는 전채참가자가 1,800명 정도 되었으며, 남자 1등은 22분대 기록, 여자1등은 25분대 기록으로 완주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롯데물산 사내메일로 상위권 기록자들의 이름이 공유 되었는데, 내 이름도 들어가 있었다고 한다. 롯데물산 계열사의 직원 및 지인들 중에서는 1위 기록인것같다ㅋㅋ 자부심과 만족감 최대치의 대회가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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