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우리 커플이 만난지도 2년이 되었다. 2년이 되는날을 기념해 주말을 이용해 급으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최근 나도 그렇고 여자친구도 그렇고 현생이 고달파서 제대로 여행한번 갈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던 찰나에 그래도 만난지 2년이나 되었는데 그냥 보낼수는 없었다!
[ 무작정 떠나보자, 무계획 급발진 제부도 여행!! ]
딱히 여행을 준비하지도 않았다. 딱히 일정을 계획하지도 않았다. 그냥 주말이 되어서 어디라도 좋으니 놀러가고 싶었다. 돌아오는 주중에 우리 커플이 만난지 2년째가 되는 날이 있었다. 나도 그렇고 여자친구도 그렇고 하는일이 고달프고 현생이 바빠 제대로 2주년을 기념할 만한 이벤트를 준비하지 못했다ㅠㅠ. 그런 와중에 그래도 주말이 되니까 2년동안 오래 만난 우리 커플의 기념일을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 아쉬울 것 같았다. 그래서 주말이 된 이 시점에 그냥 무작정 바다로 떠나고 싶었다. 서울 근교의 급으로 갈 만한 바닷가를 검색 해 보니 그래도 서해바다가 서울에서는 가기 편한 바다였다. 그리고 서해 중에도서 화성시에 있는 "제부도"가 많이 나왔다. 제부도는 서울에서는 그래도 쉽게 접근 할 만한 거리라고 생각되었고, 여자친구가 한번도 가보지 않은 여행지라고 해서 한번쯤 가보면 좋을것 같았다.
<kakao map>
https://place.map.kakao.com/8069124
제부도 위치는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차가 있다면 비교적 쉽게 갈 수 있는 곳이다. 다만, 제부도의 경우 출입시간을 염두에 두고 이동을 하셔야 한다. 제부도로 진입하는 도로가 서해바다의 물때 시간에 따라서 통제가 되는 타이밍이 있기 때문이다. 통제되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지는 않았다. 대략 2~3시간정도 길이 물에 잠기는 시간대가 하루에 두번정도 찾아온다고 한다. 그래서 숙소의 입실과 퇴실 시간은 이 물때에 맞춰서 잘 생각해 둬야 한다. 물때에 맞추지 못하면 숙소에서 퇴실하고 섬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 ㅎㅎㅎ 우리도 6월 물때 시간표를 한번 찾아보고나서 제부도에 시간맞춰 이동을 하고, 숙소에 가서 체크인을 하였다.
제부도의 6월 물때 시간표는 아래 표를 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인터넷에서 검색만 해 보아도 물때는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제부도의 숙소에도 문의하면 다들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시는듯 했다.
[ 숙소정보와 제부도의 아름다운 뷰 ]
물때 시간도 잘 맞춰서 별 문제없이 제부도 섬 안으로 들어온 우리. 숙소 또한 당일에 급하게 예약을 했다. 다행히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운이좋게 예약 가능한 숙소가 있어서 1박을 할 수 있었다. 우리가 정한 숙소는 "호텔 제부도" 였고, '여기어때' 어플로 쉽게 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야놀자 보다는 여기어때 어플을 주로 사용하는것 같다. 이건 그냥 TMI였다. 아무튼, 이름처럼 호텔 수준은 아니였지만 준수한 수준의 모텔 정도는 되어서 가격대비 만족 할 수 있었던 숙소다. 숙소 카운터도 친절하셨고, 지하에는 노래방이 운영중이여서 노래도 부르고 놀 수도 있다. 그리고 근거리에 편의점도 있어서 위치상 편리함이 컸다.
<kakao map>
https://place.map.kakao.com/562738604
간단히 차에서 짐을빼 숙소안으로 짐을 옮겨놓은 뒤에, 천천히 걸어서 제부도의 바닷가를 구경하러 나가기로 했다. 제부도에서 번화가? 라고 할 만한 단지가 섬의 서쪽해안 부근에 밀집되어 있는데, 숙소가 번화가단지에서 조금 떨어진 위치임에도 걸어서 약 15분 정도면 갈 수 있을 만큼 섬이 크지는 않다. 시간이 대략 저녁쯤 이었어서 해가 뜨겁지는 않았고, 해가지기 전에 깨끗하고 맑은 하늘과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날씨였다. 무작정 급으로 떠나온 여행이었는데, 상쾌한 뷰가 펼쳐져 있으니 이렇게 기분이 좋을수가 없다. 제부도 오는길에 점심을 아주 든든하게 먹고 왔기에 제부도에서 저녁을 거하게 먹을 생각이 들지는 않았고, 그냥 제부도의 거리를 한번 슥~~~ 구경하며 산책을 하였다. 그냥 바닷가에 왔다는거 하나만으로도 이 시간이 좋았다. 시기가 성수기가 아니여서 사람들이 붐비지 않고 여유로운 분위기였던것도 만족도가 높았던 이유중에 하나였다.
제부도의 거리를 걸어보니 해안가와 도로를 하나 두고서 바로 식당들이 붙어 있었다. 이게 식당에서 바다를 가깝게 보며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될 수 있을것 같았다. 온통 횟집과 조개구이집들이 즐비해 있고, 이쁜 카페나 치킨집같은 술집들도 많이 보였다. 대략 90%는 해산물을 주로 파는 식당들이 많았고, 단지 중간에는 유원지가 있어서 놀이기구들이 생각보다 많이 설치되어 있었다. 연인이나 친구, 가족단위로 여행을 오시는 경우 이 단지에서 식사와 유원지, 그리고 물놀이까지 한방에 다 해결이 될 것 같았다.
이렇게 아름다운 제부도 바다뷰와 식당들을 구경하면서 단지의 끝부분까지 산책을 하였다. 숙소가 제부도의 거의 맨 윗쪽 부근에 위치했어서 걷다보니 제부도를 세로로 종단을 하게 되었다. 거리는 대략 3km가 채 되지 않는 비교적 짧은 거리라서 섬 전체를 다 둘러보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가 않았다. 걷는동안 여자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해변에서 노는 사람들도 보고, 폭죽터트리는 사람들도 구경하고 하다보니 금새 끝까지 와버렸다. 저녁시간대여서 걷다보니 해가 늬엿늬엿 저물어가고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하늘은 완전히 깜깜해져서 밤이 되었다.
[ 제부도 밤하늘 아래에서 느껴보는 여유로움 ]
시간은 저녁때를 지나 야식타이밍이 되어갔다. 낮에 점심을 늦게 먹기도 하고, 또 거하게 먹고 왔더니 저녁이 막 땡기지는 않았다. 식당들이 전부 회나 조개구이, 해산물 들이라서 가볍게 식사를 하기에는 뭔가 애매했다. 물론 바닷가에 왔으니 회를 먹어주면 좋겠으나, 오늘은 왠지 나와 여자친구 둘 다 음식에 욕심을 내지 않았다. ㅋㅋㅋ
그래도 이대로 바로 숙소에 들어가기에는 제부도까지 와서 너무 아까운것 같았다. 그래서 우리는 바닷가가 잘 보이는 길가의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선선한 밤하늘에 공기도 시원하고 바닷가 소리와 바다내음을 맡으면서 노상 캔맥주를 까기 시작했다. 안주는 뭐 많이 필요치 않았다. 과자하나와 컵라면 하나면 충분 했다. 천천~히 이야기를 나누며 하하호호 낄낄 대면서 홀짝 홀짝 캔맥주를 서서히 비워갔다. 진짜 무계획으로 당일에 예약한 숙소에 갑자기 정한 여행지로 떠난 여행이라 걱정도 되었지만, 이정도면 만족도 최상의 여행인것같다 ㅎㅎ 부담없이 가볍게 떠나는 여행의 묘미를 알것같다. 술도 적당히 마시니 알딸딸함도 좋고 우리가 굳이 폭죽을 터트리지 않아도 주변에서 폭죽을 터트려주니 분위기도 더 좋다. 여자친구와 나누는 일상적인 이야기와 앞으로의 우리에 대한 이야기들도 참 좋았다. 이런 시간들이 참 소중하다고 느껴지는 밤이 였다.
그렇게 맥주를 한캔 두캔 마시다보니 시간이 어느새 많이 흘렀다. 밤이 많이 깊어졌고, 하늘에서 한방울씩 빗방울이 떨어지는듯 했다. 날씨 예보를 보니 서해쪽에 비소식이 있기는 했다. 그래도 숙소 들어가기 전에는 안올거라 생각했는데, 비가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한다. 다행히도 캔맥주는 거의 다 먹은 시점이였어서 자리를 치우고 숙소로 돌아가기만 하면 되었다. 근데 생각보다 빗줄기가 점점 굵어져서 어쩔수 없이 편의점에서 급한대로 우산을 하나 사서 둘이 딱 붙어서 쓰고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바람도 많이 쌔지고 비는 점점더 많이 쏟아지자 우산을 쓴게 무색하게 옷이 다 젖기 시작했다. ㅋㅋㅋㅋ 진짜 비가 옆으로 들이치니 우산을 써도 소용이 없다. 그 잠깐 사이에 비가 많이 내리자 도로는 물이 금방 차올라서 발이 걸을때마다 참방참방 했고, 옷도 허리 밑으로는 이미 다 젖은 상태였다. 숙소까지 가는 10분남짓 되는 시간에 진짜 집중해서 엄청 빗줄기가 내려꽂혔다. 여자친구와 둘이서 비는 쫄딱 맞은채로 걸으며 "이런 상황도 다 추억이고 나름 재미있는 경험이다~" 라고 이야기하며 정신나간 사람처럼 웃으로 숙소로 돌아왔다. 급으로 떠난 여행이었어도 극J인 내가 여벌의 옷 한세트씩은 챙겨왔는데 이거 없었으면 정말 불편했을뻔 했다 ㅋㅋㅋㅋ 숙소에서 뜨끈한 물에 샤워를 하고 포근한 이불속으로 들어가서 제부도 여행의 하루를 이렇게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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