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챌린지 레이스 32.195km 도전! ]
이번 주말은 다음달에 있을 서울레이스(동아마라톤)
풀코스 뛰기 전에 연습을 하기위해 신청한
"2023 시즌오픈 챌린지 레이스"가 열리는 날이다.
현재 훈련 진행중인 deb runners 팀에서 추천한
장거리 대회이기도 하다.
풀코스 참가하는 인원들은 이번 대회에서 미리
32.195km 종목을 뛰어보는게 좋다고
권해줬다.
[ 아침일찍 집에서 출발한다. ]
대회당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아침밥을 챙겨 먹었다.
아무래도 30km 이상 장거리를 달려야 해서
탄수화물을 좀 먹어놔야 에너지를
잘 낼 수 있을것 같다.
전날에도 평소보다는 좀더 일찍 취침을 했고,
아침에도 부지런히 짐을챙겨놓고
쌀밥과 북엇국으로
탄수화물을 뱃속에 집어넣어준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한가지.
무조건 화장실을 가줘야 한다.
위를 채우고 장을 비우자.
비교적 만족할만큼 장을 비워주고 이제 집을 나선다.
평소같으면 편하게 차를 끌고 가겠지만,
대회가 있는 날이라서 여의도 한강공원에
주차전쟁이 예상되어서 지하철을 이용하기로 했다.
지하철을 간만에 타보니까 어색했다.
그래서 예상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다.
대회장이 가까워 질 수록 긴장감이 올라오는지
아침에 집에서 화장실을 잘 다녀와 놓고도
또 화장실이 가고싶어졌다.
그래서 지하철역의 화장실을 가려고 했으나...
이미 줄이 어마어마하게 길다.
잠깐 고민했으나 빠르게 포기하고
그냥 대회장으로 향했다.
[ 이제 여의도 대회장에 도착했다. ]
여의나루역 2번출구로 나오면 바로 대회장이 보인다.
한강공원의 이벤트광장쪽에 대회 운영진 부스와
단체신청팀들의 천막들이 쭉~ 늘어서 있다.
대회분위기 느껴지는 출발지점 게이트도 보인다.
저길 통과하는 순간 고생길이 열리는거다.
출발선 구경을 마치고 우리팀이 있는 부스로 이동했다.
30인 이상으로 단체신청을 넣었기 때문에
동호회 개별부스를 배정받을수 있었다.
편하게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신경써주고
챙겨주는 팀의 운영진들이 참 대단하고 감사하다.
하나 둘 모여드는 팀원들과 인사를 나누며
이야기도 하고, 런닝화도 갈아신고 준비를 한다.
착장을 잘 정비해주고, 어느정도 인원이 많이
모였을때 다같이 공터로 이동해서 몸을 풀어주고,
본격적으로 출발하기위한 준비를 한다.
[ 32.195km 대장정 시작해 봅시다! ]
출발선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풀코스 참가자들이 가장 먼저 출발을 하기때문에
풀코스 인원들이 출발선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출발을 대기한다.
내가 신청한 32.195km 인원들도 그 뒤쪽에
이어서 출발대기를 했다.
많은 인원들이 모이서 북적북적 하니
대회분위기가 실감이 나고
다행히 긴장감은 좀 풀리는것 같았다.
드디어 앞쪽에 서 있는 풀코스인원들이
출발을 했고, 잠시 뒤 나도 이어서 출발을 했다.
레이스 스타트!
※ 대회참가중 런닝에 집중하기 위해
달리는 도중에는 사진촬영을
하지 못했습니다.ㅎㅎ
장거리 런닝을 해야 하니까
미리 어떻게 계획을 하고 뛰어야 할지
간단히 생각해 보긴 했다.
우선 가능하다면 평균페이스를
530정도로 조금은 편한 페이스로
유지를 하며 뛰어보기로 계획 했는데,
출발할때 함께 뛴 같은팀 친구와
페이스를 맞추다보니 초반부터 500페이스로
레이스를 쭉 이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여의도 코스는 일반 도로에서 뛰는 대회보다
뛰는 도로의 넓이 자체가 너무 좁았다.
사람들은 엄청 많이 몰렸는데,
도로는 좁다보니 초반부터 앞의 사람들을
비집고 헤쳐 나오는거에 생각보다 많이
고생을 했다.
자전거 도로의 양쪽도로를 거의 다 사용하며
런닝을 해야 했는데, 자전거타는 일반시민들이
통제가 되어있는게 아니다보니
뛰면서 자전거타는 사람들과 마주치면
서로 불편한 상황이 많이 생겼다.
실제로 넘어져 있는 사람도 있었고;;;
그래도 요리조리 사람과 자전거를 잘 피해가면서
어찌저찌 1차 반환점까지는 무사히 왔다.
평균페이스 500을 유지하며 잘 버텼다.
1차 반환점까지의 거리는 약 10.5km.
전체 거리의 약 1/3 정도 뛰었다.
아직까지는 다리의 피로도나, 호흡, 심박수등
크게 무리되는 부분은 없었다.
1차반환점 이후에 조금 더 진행을 하니
이제서야 정체되었는 사람들이 좀
분산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많은 대회를 나가본건 아니지만,
정체현상이 너무 늦게 해소된게 아닌가 생각된다.
그룹별로 맨 앞자리를 사수하려고
사람들이 자리싸움을 하는 이유를
이제 좀 알 것 같기도 했다.
대략 15km정도 지점쯤에서 이제 한강변에서
안양천 방향으로 우회전을 하여 진행을 했다.
15km 지점 이후로는 이제 다리에 피로감이
부쩍 느껴지기 시작한다.
그래도 다행히 호흡이나 심박은 크게
흐트러지진 않은 상태라고 느껴진다.
이쯤에서 에너지 제 한포를 입에 짜 넣었다.
에너지 젤은 지치기 전에 먹어줘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이 시점에 먹어보았다.
에너지 젤이 얼마나 큰 효과가 있는지는
아직까지는 크게 느껴보지는 못했다.
그래도 미리미리 먹어주면 좋다고는 한다.
그리고, 급수대를 지나친 이후에 먹었는데,
다음에는 꼭 급수대 전에서 먹어야 겠다.
입안에 에너지젤이 남아서 잘 안넘어가는데,
물로 입을 헹궈주고 싶었다.
이제 절반은 뛰었다고 응원하며 2차반환점을
향해서 좀더 힘을 내보기로 한다.
2차 반환점은 거리가 약 20km 정도 였다.
이때까지도 평균페이스는 500수준을 유지했다.
2차 반환점을 지나친 이후에 역시나,
첫번째 큰 고비는 하프지점 이후에 찾아왔다.
21km정도를 지나칠 무렵부터 오른쪽 발목부근,
특히 안쪽 복숭아뼈 부근에 약하게 통증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왼쪽다리는 무릅뒤 오금부분에 통증이
생기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내가 뛰는 자세에 밸런스가 한쪽으로
치우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장거리를 뛰게 되면 항상 막판에
한쪽은 발목에, 다른 한쪽에는 무릅부근에
통증이 집중되며 발생을 하는것같다.
이때부터는 착지할때 발모양이나 위치를
좀금 더 신경 써주면서 통증이 가장 적은
자세로 뛰어보려고 노력했다.
발목에 힘을 최대한 빼보고,
다리는 뒤쪽으로 좀더 뻗는 느낌으로
무릎 움직임을 다르게 해서 좀 풀어보며
뛰어보았다.
하지만 힘들때는 뭘 해도 소용이 없는것같다.
잠시 통증이 해소되는것같다가도
힘들고 아픈건 주기적으로 계속 올라온다.
25km 지점에서 또 한번 큰 고비가 온다.
페이스를 유지하는게 너무 고통스러웠다.
이때는 일행들과 떨어지게 되어
혼자서 뛰고있는 상태인데,
혼자 뛰다보니 페이스를 일정하게 유지하는게
불안정하고 의지할 구석이 없다보니
의지가 많이 약해지려는 시점이었다.
그래서 무작정 누군가를 찾았다.
페이스페이커가 절실하게 필요했다.
그때 나를 살짝 스치듯이 앞질러서
지나가는 사람이 있었다.
그사람 뒤를 뛰며 잠시 살펴보니,
몸이 가볍고, 보폭이 일정하게
그리고 나보다 살짝 빠르게 뛰는것 같았다.
그래서 생각했다.
"아, 저사람 쫓아가야겠다."
그때부터는 무작정 앞사람의 페이스를
따라서 뛰기 시작했다.
따라서 뛰어보니 페이스가 좋다.
대략 445정도 나오는것같다.
페이스가 좀 빠르긴 했어도
사람을 보면서 박자를 맞춰 뛰니까
혼자 뛰는것보다는 훨씬 좋아졌다.
28km지점에서는 레이스 막판 임에도
최고 페이스 430까지 뛸 수 있었다.
평균 페이스는 458을 유지했다.
그런데, 이게 또 마냥 좋은건 아니였다.
앞사람 쫓아서 페이스 유지하며 잘 따라 갔으나,
레이스 후반에 오버해서 페이스가
빨라지니까 오히려 다리에는 더 무리가 되었다.
아직까지 호흡은 살아있었다.
심박도 뭐 크게 동요되는 느낌은 없었다.
다만, 다리가 내 맘대로 잘 움직이질 않는다.
어떻게든 앞사람 따라가려고 발악을 해 보았으나
30km 지점 까지가 한계였다.
약 2km를 남겨놓은 상태에서 페이스가
아죽 뚝뚝 떨어지기 시작하며,
앞사람을 그냥 보내줘야만 했다.
그래도 레이스 막판에 아주 큰 힘을 주셨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었지만 감사하다.
이제는 고이 보내드리오리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2km는
거의 530페이스 정도로 가까스로
아픈다리를 이끌고 골인 지점까지
어찌어찌 들어 갈 수 있었다.
32.195km는 쉽게 볼 거리는 아니였다.
다음달에 풀코스 도전이
쉽지 않을거란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최종적으로 평균페이스는
459로 시즌오픈레이스는 마무리!
[ 길고도 긴 레이스였다... 하얗게 붙태웠다. ]
종료지점을 무사히 통과하고서
이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32km동안 아슬아슬 했지만 잘 버텨준
내 도가니와 발목 칭찬한다.
막판에는 페이스가 많이 떨어져서 그런지
숨은 차지도 않는다...ㅋㅋ
그냥 다리만 엄청 아프다.
간단히 숨좀 고르고 정신을 챙긴 다음,
간식배부처로 가서 간식과 물, 그리고
가장 중요한 메달을 수령했다.
다음달의 서울레이스(동아마라톤)을 대비한
훈련목적의 대회 참가였어도
메달은 중요하다.
메달을 또 목에 걸어줘야 성취감과 보람이
느껴지고, 다음 대회를 위한 동기부여도 되고
그런거 아닐지ㅎㅎㅎ
[ 마무리! ]
거리 : 32km.
시간 : 2:39:45
소모칼로리 : 2011
평균심박수 : 163
케이던스 : 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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