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근교로 떠나보는 급여행. 우리가 정한 목적지는 바로 충남 당진의 왜목마을! 서울에서 비교적 가까운 서해바다로 정했고, SNS를 찾아보던 중 발견한 배위에서 회를 먹을 수 있는 선상횟집이 있다는 정보를 접수하고 바로 출발을 하였다. 바닷물 위에 둥둥떠서 먹는 뭉텅회를 즐겨보자!
[ 충남 당진의 '왜목마을' 해변과 항구. 그리고 선상횟집 ]
여자친구와 급으로 떠나보는 무계획 여행이었다. 평소에 여행을 한번 가려면 출발 전날부터 바리바리 짐부터 싸두고선 출발 직전까지 준비물을 챙기면서 여행을 시작하기 마련이었는데, 이번에는 모든 부담과 걱정과 준비물을 신경쓰지 않고 정말 급으로 떠나보는 여행을 하게 되었다. 목적지는 충청남도 당진에 있는 바닷가 "왜목마을" 이었다. 인스타그램을 보던 중에 정말로 내 마음을 확 사로잡은 선상횟집이 있었기 때문이다. 왜목마을의 한쪽 항구에 배 위에서 회를 파는 선상횟집이 있다는 것이다. 바닷물위에 둥둥 떠있는 배 위에서 출렁거림을 그대로 느끼면서 분위기 좋게 회와 해산물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토요일 오전, 아침 일찍 모닝런을 가볍게 뛰고 온 후, 잠에 빠져있는 여자친구를 흔들어 깨운 뒤에 얼른 세수부터 하라고 했다. 대충 씻고 간단한 짐만 챙겨서 서해로 출발하자고 했다.
[kakao map]
https://place.map.kakao.com/12119286
주소 : 충남 당진시 석문면 왜목길 15-5
홈페이지 : http://www.waemok.kr/
서울 은평구에서 네비게이션을 찍어보았다. 거리는 약 120km. 길이 막히지 않는다면 1시간 반 정도 걸리는 거리인데, 주말 오전에 가기에는 역시나 길이 많이 막힌다. 네비게이션 상으로 2시간 반이 찍힌다. 10시에 출발을 했으나 중간 중간 휴게소도 들렸다 갈 생각이라서 마음을 비우고 천천히 느긋하게 이동하기로 했다. 조바심 내면서 급하게 가는것 보다는 여유를 가지고 움직이는게 여행가는 마음가짐으로는 더 유쾌하고 좋다.
급 여행인 만큼 준비된게 없었기에 일단 이동하면서 전화로 회집에 문의전화를 해 보았다. 영업시간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서 유동적이긴 하지만 대개는 오전 9시~10시 부터 저녁 6시~7시 까지는 영업을 하신다고 한다. 인원이 많을때는 자리 예약도 어느정도 유두리 있게 잡아 주신다고 한다. 우리는 이동하면서 쉬는 시간과 길이 막혀 늘어날 시간을 감안해서 2시정도 방문을 할 것같다고 이야기 하니, 회집 주인아저씨께서 2시안에만 오시면 자리는 있을거라고 하셨다. 보통 2시 이후에 손님이 많이 몰린다고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한가지!! 왜목마을의 선상횟집에서는 술과 음료를 팔지 않는다는것이다. 그래서 방문시 술을 꼭 사서 방문을 해 주셔야 한다는것 ㅋㅋㅋ 왜목마을 선상회집을 방문할때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된다. 바다윗 선상에서 즐기는 회와 해산물에 술을 빼놓는다면 이게 무슨 말도안되는 상황이란 말인가 ㅋㅋ 미리미리 전화해서 이것저것 문의를 해 보길 정말 잘한것 같다.
[ 드디어 도착한 선상횟집 "늘이네"! 신나게 즐겨보자~!! ]
토요일 오전내내 달리고 달려서 드디어 목적지인 왜목해변에 도착하게 되었다. 장장 3시간반이 걸려서 오후 1시 반에 도착을 하였다. 운전을 너무 서둘러 하지도 않았고 중간에 휴게소에서도 충분히 쉬면서 와서 3시간이 넘게 걸렸다. 작정을 하고 여우 있게 온거라 예상한 시간에 도착을 한거다 ㅎㅎㅎ 왜목해변은 그렇게 큰 해변은 아니듯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변에는 그늘막을 쳐놓고 물놀이를 즐기는 가족단위의 여행객들이 아주 많았다. 우리는 목적이 물놀이가 아닌 선상횟집이기 때문에 해변의 모래조자 밟지를 않았다 ㅋㅋㅋ 바다는 그냥 눈으로만 구경하는걸로 끝! 발 담굴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입구의 공영주차장(무료)에 주차를 해 놓고 바로 해변가의 편의점으로 향했다. 집에서 가져온 작은 아이스박스에 소주와 맥주를 사서 채워넣고 선상회집으로 이동했다.
왜목해변이 생각보다 크지는 않아서 주차장에서 선상횟집이 있는 항구까지 그렇게 오래 걸지리는 않았다. 천천히 걸어서 바다는 눈으로 살포시 구경하며 걸었다. 간만에 맡는 바다내음과 파도소리가 좋다. 그렇게 조금 걷고나니 항구에 다달았다. 항구를 따라서 바다쪽으로 조금 더 이동하면 항구 끄트머리에 나란히 묶여있는 횟집 배가 두척이 있다. 그중에 빨간지붕의 선상횟집이 오늘 방문할 "늘이네" 였다. 부두 끝에 두동이 나란히 묶여있는데 각자 다른 사장님이 하시는 선상횟집이었고, 분위기나 가격, 메뉴 등은 거의 동일해 보였다. 늘이네 회집이든 그옆의 횟집이든 어디를 방문하셔도 무방할듯 하다.
우리가 선상횟집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 40분, 주인 아저씨 말대로 아직은 자리가 많이 남아 있었고, 우리는 원하는 자리에 앉아서 주문을 넣었다. 자연산 회는 그날그날 잡아온 물고기에 따라서 종류가 달라지는듯 했다. 우럭, 광어, 놀래미 등등 상황에 따라서 다를수 있다. 그리고 자연산 해산물들도 낙지, 해삼, 멍게, 소라, 쭈구미 등등 그날의 상화에 따라서 준비되는게 다르다. 우리는 자연산 회 1접시(30,000원)와 산낙지 1접시(25,000원)를 시켰다. 주문하면 기본 소스류와 마늘, 고추, 쌈장을 먼저 세팅해주신다. 주인아저씨는 참 친근하고 친절하시다. 농담도 주고받으면서 분위기도 화기애애 하게 이끌어주신다. 주변을 보니 강아지와 함께 자리에 앉아있는 테이블도 있었다. 애완동물도 함께 입장이 가능한 횟집인듯 하다.
여자친구와 간만에 바닷가에 놀러와서 한층 들뜬 기분으로 이야기를 잠시 나누고 있다보니 이내 주문한 산낙지가 먼저 서빙이 되었다. 한접시 가득 담겨서 나온다. 엄청나게 꿈틀꿈틀 힘차게 움직이고 있다. 딱 봐도 싱싱해 보이긴 했다. 참기름과 소금이 베이스로 접시에 깔려있어서 굳이 다른 양념이 더 필요하지는 않았다. 산낙지가 나왔으니 본격적으로 준비해 온 소주와 맥주를 하나씩 꺼냈다. 종이컵은 준비해 가지 않았으나, 주인아저씨게 여쭤보니 종이컵은 배에 있는 컵으로 내어 주셨다. 역시나 친절하시다. 진짜 배 위에서 꿀렁 꿀렁 하는 느낌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해산물을 먹을 줄이야... ㅋㅋㅋ 이게 오묘하게 재밌고 맛있다. 배위에서 소주를 한모금 마셨는데 환상적이다. 분위기가 술맛에 큰 영향을 미친다. 물론 해산물 자체가 맛있기도 하지만, 분위기와 장소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안주다.
오래 기다리지 않아서 연달아 자연산 회도 서빙이 되었다. 회가 한접시 가득 소복하게 쌓여서 나온다. 회 크기가 엄청나다. 아주 두툼하게 듬성듬성 투박하게 썰려나온 뭉텅 회라고 할 수 있다. 뭉텅뭉텅 썰려 있어서 언뜻 보기에 양이 적어 보일수는 있으나, 실제로 회의 양은 아쉽지 않고 넉넉한 양이다. 상추쌈에 회 한접시 넣고 싸서 먹어보면 입 안에 가득 차는 회 맛을 느낄 수 있다. 두툼한 크기 만큼 입안에서 씹는 식감 또한 훌륭하다. 배 위에서 갈매기들도 보고, 파도도 느끼고, 바닷바람도 맞으면서 여자친구와 술을 한잔, 두잔, 마시고 있으니 너무 행복하다. 일주일간 힘들고 치열하게 일하고 얻은 스트레스와 피로가 오늘 다 보상받는 기분을 느낀다.
[ 급여행 성공적, 선상횟집 여기는 꼭 다시 또 찾아온다! ]
여자친구와 둘이서 자연산 회와 산낙지를 시켜놓고 천천~히 이야기 하면서 먹다보니 어느샌가 한시간 반 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었다. 술을 마셔서 알딸딸 한 것인지, 계속 출렁거리는 배 때문에 어질어질 한건지 모르지만, 기분이 점점 좋아져서 텐션이 올랐다.ㅎㅎ 회를 먹으면서 보니 주인 아저씨께서 말씀해 주신 대로 2시를 넘기는 시간부터 손님들이 하나 둘 모여들면서 배위의 모든 자리를 다 채웠고, 옆의 배도 자리가 다 차서 이제 웨이팅을 하는 손님들도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었다. 아저씨 말대로 2시 전에 도착해서 방문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서해바다 특성상 시간이 지나니까 수면 높이가 점점 낮아지고 있는게 보였다. 항구에 묶여있던 배의 높이가 처음에는 배 높이와 거의 비슷 했는데, 어느새 배가 한참 아래로 내려가 있었다. 높이 차가 나다보니 손님들이 배에 올라타기가 어려워질 정도의 높이가 되었는데, 이때 주인아저씨가 배를 묶어둔 밧줄을 푸시고 배에 시동을 거셨다. 그리고 배를 살짝 바다쪽으로 운전해서 슥~ 한바퀴 도셨다. 배에 타고있던 손님들이 저마다 환호성을 질렀다.ㅋㅋㅋ 회먹다가 배도 타고 아주 재밌다 ㅋㅋㅋㅋㅋ 손님들 만족도 최상이다. 항구 근처에서 짧게 한바퀴 돌아서 항구의 끝쪽으로 더 내려가서 다시 배를 묶으셨다. 수면이 낮아진만큼 좀더 낮을 항구맡에 배를 대주신 거였다. 다시 손님들이 배를 타기 좋은 높이가 되었다.
웨이팅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이제 회도 거의 다 먹어서 배도 부르고, 술도 아주 적당히 알딸딸~ 하게 마셔줬으니 우리도 슬슬 자리를 비워주기로 하였다. 술을 셀프로 준비해 와서 마신것처럼 다 마신 술병은 다시 아이스박스에 담아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계산은 온리 현금으로만 가능하다. 방문할때 미리 현금을 준비해 가는게 편하다. 현장에서 현금결제를 하거나 또는 계좌이체를 통해서 계산을 하시면 된다.
술을 직접 사가야 하고, 계산도 현금밖에 안되는 불편함도 있기는 하지만, 나는 왜목마을의 선상횟집이 너무너무 만족스러웠다. 일단 그 분위기에 모든것이 용서된다. 바다뷰, 바다위에 떠있는 배, 신선한 자연산회까지 모든 조합이 미쳤다 ㅋㅋ 우리처럼 해수욕장에 와서 바닷물에 발한번 담그지 않아도 충분히 만족한다. 숙소도 해수욕장 바로 인근에 많은 편이니 1박으로 놀러와서 편하게 물놀이도 하고 선상횟집에서 맛있는 해산물도 먹으면서 충분히 재밌게 즐길 수 있을것 같다. 이번에는 여자친구와 급으로 즉흥적으로 떠난 여행이라 숙소도 급하게 잡고 했지만 너무 만족하고 즐겼기에 다음에도 또 다시 방문을 하고 싶어지는 여행지였다. 다음에 올때는 물놀이도 살짝 해볼까 고민을 해봐야 겠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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