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한강 시민 마라톤 대회]
12/11 일요일. 올해 마지막 대회라 생각하고 신청한 마라톤 대화가 있었다.
제19회 한강시민 마라톤대회, 이번 대회는 내 개인 기록을 내려고 참가한 건 아니었고, 같은 러닝 크루의 형님이 목표 기록이 있어 함께 힘을 주기 위해 같이 참여하게 되었다. 일요일 아침 일찍 시작하기에 전날 준비물을 챙겨놓는다. 착용할 운동복과 러닝화, 기록칩과 배번호등을 잘 챙겨놓고 알람까지 맞춰놓아야 마음이 놓인다.
마라톤 행사 장소는 여의나루역, 여의도 이벤트광장에서 진행되었다. 하프코스 출발 시간이 09:00. 우리는 대략 1시간 전에 도착하여 대회 분위기를 느끼며 살살 몸을 풀어보기로 한다.
대회 자체는 흔히들 아는 메이저 대회는 아니라서 인파가 엄청나게 몰리지는 않는다. 주차자리나 차량 혼잡을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연령대는 어린아이부터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까지 다양했고, 외국인 참가자 분들도 꽤 많이 보였다.
작은 규모의 대회이지만, 출발선과 시상대, 쉼터와 짐 보관, 대회본부 부스 등 갖출 건 모두 잘 구비되어 있었다. 날씨가 추운만큼 쉼터에서는 따듯한 믹스커피를 제공해 주고 있었다.
본격적으로 몸을 풀기 전에는 체온이 너무 떨어질까 봐 외투를 입은 채로 간단하게 손목 발목 돌려주고 스트레칭을 해 주면서 관절을 원활히 움직이게 해 주었다.
출발 15분 전쯤부터는 차량에 외투와 짐을 내려놓고 러닝 할 복장만 갖추고 본격적으로 몸에 열을 내 보기로 한다. 짐 보관소에 물건을 맡기면 찾을 때 번거롭고 오래 걸릴 때도 많고 혹여나 분실이 될까 봐 개인 차량에 짐을 보관하는 편이다ㅋ
외투를 벗으니 차가운 한강 바람이 체감이 된다. 날씨가 아무리 좋다고는 해도 강바람을 무시하진 못하겠다. 스트레칭을 마치고 출발 직전 가볍게 6~700미터를 조깅해준다. 무리하지 말고 몸을 예열한다는 느낌으로 겨드랑이에 살짝 땀이 스미는 정도로 조깅을 한다. 이제 진짜 출발 직전. 9시 정각에 모든 참가자들이 동시에 출발을 하는데, 하프코스 참가자들이 가장 앞선에서 출발을 하고 그 뒤로 10km, 5km 주자들이 연달아 출발을 하게 된다. 넷타임(기록칩을 사용해서 시간 측정) 방식으로 측정되기 때문에 굳이 앞에서 출발하지 않아도 기록은 정확하게 측정이 된다. 다만, 개인 최고 기록을 노리는 분들이라면 초반 인파를 뚫고 선두권 위치로 나아가야 하기 때문에 가장 앞쪽 자리를 선점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
하프코스는 여의도 중간쯤에서 출발을 하여 한강을 끼고 쭈욱~ 일직선으로 달려가 방화대교 인근에서 턴하여 돌아오는 아주 단순한 코스로 되어있다. 높낮이 경사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무난한 코스다. 코스 자체가 무난하긴 해도 뛰면서 계속 눈에 들어오는 한강의 모습과 중간중간 나타나는 한강의 대교들이 있어서 심심하지는 않다.
[한강과 함께 달리며 목표를 달성하자!]
함께 뛰는 형님의 목표 기록은 1:55:00 이내로 하프코스를 완주하는 것! 나도 개인적으로 하프코스 목표가 1:30:00 이내에 완주해 보는 것인데 올해까지는 아직 목표에 도달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는 걸 지난 안성 마라톤 대회에서 깊게 느끼고, 오늘은 무리하지 않고 페이스메이커와 응원 역할로 함께 뛰는 걸 목표로 했다.
출발 후, 초반 페이스와 운영은 무난했다. 킬로당 페이스 520~530 정도로 쭉~ 반환점까지 밀고 나가면서 최고 510까지도 페이스를 유지했다. 이대로 페이스를 유지하면 목표 기록도 무난하게 달성 가능할 만한 페이스였다.
코스 중간중간에 마련되어 있는 급수대에서 급수를 미리 해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 대회는 급수대가 좀 인상적이었다. 커다란 테이블에 물과 음료, 고구마, 바나나, 초코파이(1/4 컷팅), 콜라까지.... 뷔페에 온 줄 착각할 뻔했다. 푸짐한 급수대에 대회 운영비를 몰빵했나보다.
코스가 단순하여 직진만 했다가 되돌아오기만 하면 되긴 하는데, 사실 갈림길에 이정표나 안내 인원이 조금 부족해 보이긴 했다. 그 대신 너무 푸짐한 급수대... ㅋㅋ
반환점까지는 목표한 대로, 계획대로 되고 있었고, 단조로운 코스임에도 한강의 경치와 다리들을 구경하며 지루하지 않게 러닝을 이어갔다.
평소에는 주로 한강의 북쪽에서만 대교들을 바라보게 되는데 이렇게 남쪽에서 바라보는 경치도 너무 이쁘고 좋다. 나 개인적으로 530대 페이스는 무난한 편이라 반환점까지 왔을 때도 크게 지치지는 않았다.
다만 함께 뛰는 형님께서는 개인 기록에 도전 중이라 다소 체력을 소모함 듯한 모습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 반환점 이후, 후반전이 위태롭다..! ]
반환지점 까지는 내가 뒤에서 따라가면서 페이스를 체크했는데, 턴 이후 조금씩 형님의 페이스가 쳐지는 것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급수대에서도 찾는 물의 양이 많아진다.
11km~12km 까지는 그래도 잘 버텨주었는데 그 이후 발이 무거워지는 게 보인다..ㅠ 이때부터는 내가 앞으로 이동해서 앞에서 페이스 끌어주며 주행을 이어갔다. 앞에서 뛰면서 페이스를 520~525 정도를 유지하려 했으나 형님의 다리는 이미 피로가 쌓여버려 마음처럼 뛰어주질 못했다. 페이스가 조금 높아지면 형님과의 거리가 벌어지고 해서 결국 전반부보다 페이스가 떨어져서 대략 535~540 정도의 페이스가 나왔다.
버티자 버티자 힘내자 힘내자 파이팅을 외쳐가면서 이제 후반부로 접어들게 되었다.
17km~18km 지점으로 접어들며, 이제 진짜 힘든 구간과 마주치게 된다. 내 개인적으로도 이 구간에서 가장 집중력이 떨어지고, 체력도 고갈되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나는 구간이다. 역시나 형님도 이 포인트를 지나가는 시점에서 다시 한번 페이스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막바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페이스는 뚝 떨어져서 550~ 600까지 늘어지게 된다.
조금만 버티면 골이라서 안타까운 마음에 조금만 더 버티고 힘을 내 보시라고 응원을 더 열심히 하게 되었다. 이제 진짜 피니쉬가 코앞이다.
마지막 힘을 쥐어짜서 여의도로 다시 진입한다. 피니쉬 라인까지는 대략 1.5km .. 기록을 보니 너무 아슬아슬하다. 마지막에 피치를 좀 올려 전력을 쏟아야 간당간당 맞출 수 있을 것 같다.
못소리를 더 높여서 힘을 내자고 소리 질러 본다. 이제 피니쉬 라인이 눈에 들아온다. 진짜 끝나간다.
마지막 스퍼트 전력질주를 해보는데, 살짝 늦은 감이 있었지만 최선을 다해서 뛰어본다.
드디어 골인!
[ 최선을 다 한 22년 마지막 마라톤 ]
골인하자마자 형님은 광장 한켠에 들어 누우셨다 ㅋㅋㅋ 최선을 다 했다는 증거가 아닐지ㅋ 나도 숨을 고르고 물과 매달을 수령해 왔다.
메달은 크기가 아주 앙증맞게 작았다. 메달을 줄이고 급수대 음식에 집중하게 티가 난다.
내가 기록을 내려고 뛴 대회는 아니지만 동료 크루원과 함께 목표 기록을 만들고자 열심히 했다는 뿌듯함이 또 다른 만족감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뿌듯함을 뒤로하고, 일단 중요한 건 기록이다ㅋㅋㅋ 목표했던 기록 1:55:00 이내에 들어왔을지가 중요하다.
대회장에서 바로 기록증을 제공하지는 않고 온라인상으로만 제공을 한다고 하서 개인 기록이 바로 조회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참지 못하고 피니쉬 라인에서 노트북으로 기록을 수집 중이신 스태프분 뒤에서 어슬렁 거려보았다. 등 뒤에서 곁눈질로 계속 모니터를 힐끔거리니까 기록을 조회해 주셨다.. ㅋㅋㅋㅋ
기대하고 기대했던 대회 기록은!!
1:55:12 ....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쉽게 실패 ㅋㅋㅋ 13초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아쉬움을 달래야만 했다.
막판에 조금만 더 페이스를 높였다면 충분히 가능했을 것 같아서 더욱 아쉽다.
다치지 않고 무탈하게 목표 기록과 얼추 비슷~ 하게 잘 뛰었다는 것으로 만족하고 오늘의 대회는 이렇게 마무리하였다.
이제 겨울 시즌 동안 차근차근 꾸준히 연습해서 내년 봄 대회에서 다시 목표를 달성하기로 해 본다!
@young_cha_run_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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